Musical The Lion 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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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 킹>의 다양한 함의

2018.11.30

박병성 칼럼니스트

뮤지컬 <라이온 킹>은 아프리카의 동물들이 등장하는 우화이지만 다양한 메시지를 함의하고 있는 작품이다. 디즈니의 작품들은 주로 <미녀와 야수>나 <신데렐라>와 같이 아동문학이나 고전을 토대로 한 작품들이 많다. 그러나 <라이온 킹>은 원작이 따로 없이 새로운 이야기를 구상했다. 어른으로의 성장담을 구상하던 디즈니의 제작자 제프리 카젠버그는 아프리카 동물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아버지와 아들 이야기를 만들려고 했고 그것이 지금의 <라이온 킹>으로 탄생했다. 

<라이온 킹>은 원작이 따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이야기 구조는 <햄릿>의 플롯을 많이 참고했다. 사바나의 왕인 무파사와 왕위를 노리는 숙부 스카, 아버지의 복수를 꿈꾸는 어린 심바의 관계는 <햄릿>의 선왕과 클로디어스와 햄릿의 관계와 일치한다. 심바의 죄책감을 덜어주고 ‘하쿠나 마타타’를 부르며 긍정적인 철학을 설파하는 티몬과 품바는 햄릿의 친구인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에서 확장된 인물이고, 밤하늘의 별들이 죽은 무파사의 얼굴로 나타나는 장면은 <햄릿>에서 죽은 선왕의 등장을 연상시킨다. 애니메이션에서 스카 역의 목소리 연기를 영국 배우 제레미 아이언스를 선택한 것 역시 셰익스피어의 느낌을 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심바를 중심으로 본다면 <라이온 킹>의 이야기 구조는 영웅 서사를 기본으로 한다. 조셉 캠벨은 영웅 서사를 크게 ‘분리-입문-귀환’의 구조를 띠고 있다고 보았다. <라이온 킹>의 중심 이야기는 조셉 캠벨의 영웅 서사 구조에 잘 들어맞는다. 심바는 아버지 무파사의 죽음이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정글로 떠난다(분리), 그곳에서 티몬과 품바 등 다른 동물들을 만나고 날라가 나타나 심바의 운명을 각성시키고 아버지의 영혼의 운명과 맞서도록 돕는다.(입문) 다시 사바나로 돌아온 심바는 스카를 물리치고 황폐해진 사바나를 재건한다.(귀환) 라피키는 정신적 스승으로, 티몬과 품바는 협력자로 영웅 서사를 완성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라이온 킹>은 시대상을 반영하는 은유로 읽히기도 했다. 이 작품은 미국 내 인종 갈등을 반영한 작품으로 보기도 하는데 무파사는 미국의 지배 세력인 백인 사회를, 스카는 흑인 사회를, 그리고 히스패닉 특유의 몸짓과 유사한 행동을 보였던 하이에나는 히스패닉 사회를 대표한다고 보았다. 또한 어떤 이들은 <라이온 킹>을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갈등을 그린 작품으로 보기도 했다.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한 심바와 티몬, 품바에게서 자유주의를 내세우는 히피의 흔적을 본 것이다. 

가장 많은 해석은 ‘삶의 순환’으로 작품을 보는 것이다. 특히 줄리 테이머를 비롯한 뮤지컬 오리지널 창작진들은 <라이온 킹>의 주제를 이 작품의 첫 곡인 ‘삶의 순환(Circle of Life)’에서 찾았다. ‘삶의 순환’이 울러 퍼지는 가운데 정글의 왕 무파사의 새로운 아들 심바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모든 동물들이 등장한다. <라이온 킹>은 무파사의 시대가 저물고 젊은 심바의 시대로 교체되는 구조이다. 무파사가 떠난 자리를 심바가 대신하고 심바는 또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며 끊임없이 되풀이하는 영원한 명제인 삶의 순환을 보여준다. 무대 역시 이러한 주제를 반영했다. 나선형으로 회전하며 상승하는 프라이드 록은 삶의 순환을 상징하는 무대이다. 심바의 탄생을 알린 삶의 공간으로서 태양의 땅과 죽음의 공간인 코끼리 무덤이 회전무대로 전환되는 것 역시 삶과 죽음이 순환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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